2008년 삼성 개막전 중견수→일반 회사원→학생 지도자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넘어서길." [춘추 인터뷰…
토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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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09
2008년 삼성 라이온즈 홈 개막전 선발 중견수를 기억하십니까. 당시 선발 중견수로 출전했던 허승민은 오랜 기간 백업 생활을 거쳐 현역 은퇴 뒤 일반 회사원으로 다른 세상의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야구로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 속 외침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제 회사원이 아닌 지도자가 된 허승민 코치는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하도록 돕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삼성 외야수 출신 허승민 코치가 일반 회사원의 삶을 뒤로 하고 학생선수 지도자로 다시 야구계에 발을 디뎠다(사진=스포츠춘추, 삼성)
[스포츠춘추=둔촌동]
2008년 삼성 라이온즈 개막전 선발 중견수의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삼성 선발 중견수의 이름은 허승민이다. 광주동성고를 거쳐 건국대를 졸업한 허승민은 2008 신인 2차 4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해 곧바로 개막전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입단 1년 차부터 1군 엔트리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허승민은 2008시즌 백업 역할로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17/ 7안타/ 2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2009시즌 21경기 출전/ 타율 0.233에 그친 허승민은 2010시즌에서도 1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리고 허승민은 그 이후 더는 1군 출전 기록이 남지 않았다.
이후 상무야구단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한 허승민은 다시 삼성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이 아닌 류중일 감독 체제에서 허승민에게 주어진 1군 출전 기회는 없었다.
2008년 삼성 개막전 선발 중견수에서 일반 회사원 생활까지…굴곡 깊었던 허승민의 야구 인생
삼성 선동열 전 감독 시절 1군 외야 백업 대수비-대주자 자원으로 뛰었던 허승민(사진=삼성)
최근 스포츠춘추와 만난 허승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100m 달리기에서 12초 초반대에 뛸 정도로 '발' 하나는 인정받았다. 그 덕분에 지명이 가능했고, 선동열 감독님께서도 1군 출전 기회를 주시면서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 역할을 소화했다. 신인 시절 곧바로 개막전 선발 중견수 출전도 경험했는데 이후 경기 출전 기회가 점점 줄었다. 류중일 감독님 때는 아예 기회가 오지 않더라"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입단 동기인 이영욱뿐만 아니라 당시 육성선수로 입단해 급성장한 박해민의 존재도 허승민의 입지를 좁아지게 만들었다. 허승민은 "중견수 포지션에서 수비 하나는 자신 있었다. 그런데 입단 동기인 이영욱 선수가 수비와 함께 타격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앞서나갔다. 그 뒤에도 우동균 선수와 박해민 선수가 치고 나오더라.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결국, 오랜 2군 생활 끝에 허승민은 2015년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허승민은 통상 야구 선수 출신이 택하는 지도자의 길을 곧바로 걷지 않았다. 허승민은 일반 회사원으로 취직해 영업 업무를 배워 자리 잡았다.
"운동할 때 정장을 입고 일하는 세계가 궁금했고 다른 일을 배워보고 싶었다. 반려동물 사료를 파는 일반 기업에 취직해 영업 및 대리점 관리 업무를 5년 넘게 해왔다. 처음에 엑셀이나 PPT 같은 걸 아예 만지지도 못 하니까 고생을 엄청나게 했다. 계속 이쪽 계통 일을 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 다시 야구계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에 있었다." 허승민의 말이다.
다시 야구와 만나고 싶었던 허승민 코치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하도록 돕고 싶다."
허승민 코치가 'BEGIN SPORTS' 트레이닝 센터에서 학생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야구계로 돌아가고 싶었던 허승민의 마음에 불을 지핀 건 이재영 코치였다. 서울 둔촌동에 위치한 유소년 재활 전문 트레이닝 센터인 'BEGIN SPORTS'를 최근 개장한 이 코치는 지도자로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허승민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도자라는 길을 제대로 걷는 건 처음이다. 이재영 코치님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그리웠던 야구공을 다시 잡게 됐다. 이곳에 오자마자 야구공을 만지고 방망이를 돌리는 순간 곧바로 큰 설렘이 느껴졌다. 현역 시절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향후 좋은 지도자는 꼭 되고 싶다. 야구에 교과서는 있지만, 정답은 없다. 사교육에 대한 안 좋은 시선도 있는데 그런 걸 깨고 싶은 게 내 목표다."
허승민 코치가 강조하는 건 '기본기'다. 최근 유행하는 스윙에 맞춰 일률적인 지도 방향이 아니라 각자 몸에 맞는 기본기를 가르쳐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단 게 허 코치의 마음가짐이다.
허 코치는 "가장 중요한 건 자기 몸에 맞게 기본기를 배우는 거다. 개인 특성에 맞게 매일 기록 메모, 영상 촬영 등을 통해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체격에 따라 장타자 스타일, 교타자 스타일이 있고, 또 각자 스윙 스타일이 다 다르지 않나. 그런 부분을 처음에 잘 캐치해서 맞춤형 조언을 해주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허 코치는 삼성 2군 시절을 떠올리면서 학생선수들에게 지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힘겨운 시작이란 점을 강조한다.
"프로에 가는 게 끝이 아니다. 거기서 또 다시 치열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다. 나도 오랜 기간 백업 생활을 하고 2군에도 계속 있었지만, 정말 멘탈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내 경험을 토대로 정신적인 조언도 건네주고 싶다. 나는 내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을 못 보여줬다. 하지만,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을 할 수 있도록 꼭 돕겠다." 야구와 다시 만나 설레는 허승민 코치의 굳센 각오다.
Begin sports 트레이닝 센터를 이끄는 이재영 코치(사진 가장 오른쪽)와 트레이닝 재활 전문 코치진(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둔촌동]
2008년 삼성 라이온즈 개막전 선발 중견수의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당시 삼성 선발 중견수의 이름은 허승민이다. 광주동성고를 거쳐 건국대를 졸업한 허승민은 2008 신인 2차 4라운드 전체 25순위로 입단해 곧바로 개막전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입단 1년 차부터 1군 엔트리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허승민은 2008시즌 백업 역할로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17/ 7안타/ 2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2009시즌 21경기 출전/ 타율 0.233에 그친 허승민은 2010시즌에서도 14경기 출전에 머물렀다. 그리고 허승민은 그 이후 더는 1군 출전 기록이 남지 않았다.
이후 상무야구단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한 허승민은 다시 삼성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이 아닌 류중일 감독 체제에서 허승민에게 주어진 1군 출전 기회는 없었다.
2008년 삼성 개막전 선발 중견수에서 일반 회사원 생활까지…굴곡 깊었던 허승민의 야구 인생
삼성 선동열 전 감독 시절 1군 외야 백업 대수비-대주자 자원으로 뛰었던 허승민(사진=삼성)
최근 스포츠춘추와 만난 허승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100m 달리기에서 12초 초반대에 뛸 정도로 '발' 하나는 인정받았다. 그 덕분에 지명이 가능했고, 선동열 감독님께서도 1군 출전 기회를 주시면서 주로 대주자나 대수비 역할을 소화했다. 신인 시절 곧바로 개막전 선발 중견수 출전도 경험했는데 이후 경기 출전 기회가 점점 줄었다. 류중일 감독님 때는 아예 기회가 오지 않더라"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입단 동기인 이영욱뿐만 아니라 당시 육성선수로 입단해 급성장한 박해민의 존재도 허승민의 입지를 좁아지게 만들었다. 허승민은 "중견수 포지션에서 수비 하나는 자신 있었다. 그런데 입단 동기인 이영욱 선수가 수비와 함께 타격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앞서나갔다. 그 뒤에도 우동균 선수와 박해민 선수가 치고 나오더라.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됐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결국, 오랜 2군 생활 끝에 허승민은 2015년 현역 은퇴를 결정했다. 허승민은 통상 야구 선수 출신이 택하는 지도자의 길을 곧바로 걷지 않았다. 허승민은 일반 회사원으로 취직해 영업 업무를 배워 자리 잡았다.
"운동할 때 정장을 입고 일하는 세계가 궁금했고 다른 일을 배워보고 싶었다. 반려동물 사료를 파는 일반 기업에 취직해 영업 및 대리점 관리 업무를 5년 넘게 해왔다. 처음에 엑셀이나 PPT 같은 걸 아예 만지지도 못 하니까 고생을 엄청나게 했다. 계속 이쪽 계통 일을 하려면 할 수 있었지만, 언젠가 다시 야구계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마음속에 있었다." 허승민의 말이다.
다시 야구와 만나고 싶었던 허승민 코치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하도록 돕고 싶다."
허승민 코치가 'BEGIN SPORTS' 트레이닝 센터에서 학생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야구계로 돌아가고 싶었던 허승민의 마음에 불을 지핀 건 이재영 코치였다. 서울 둔촌동에 위치한 유소년 재활 전문 트레이닝 센터인 'BEGIN SPORTS'를 최근 개장한 이 코치는 지도자로서 새 삶을 시작하고 싶었던 허승민 코치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도자라는 길을 제대로 걷는 건 처음이다. 이재영 코치님이 좋은 기회를 주셔서 정말 그리웠던 야구공을 다시 잡게 됐다. 이곳에 오자마자 야구공을 만지고 방망이를 돌리는 순간 곧바로 큰 설렘이 느껴졌다. 현역 시절 좋은 선수는 아니었지만, 향후 좋은 지도자는 꼭 되고 싶다. 야구에 교과서는 있지만, 정답은 없다. 사교육에 대한 안 좋은 시선도 있는데 그런 걸 깨고 싶은 게 내 목표다."
허승민 코치가 강조하는 건 '기본기'다. 최근 유행하는 스윙에 맞춰 일률적인 지도 방향이 아니라 각자 몸에 맞는 기본기를 가르쳐주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단 게 허 코치의 마음가짐이다.
허 코치는 "가장 중요한 건 자기 몸에 맞게 기본기를 배우는 거다. 개인 특성에 맞게 매일 기록 메모, 영상 촬영 등을 통해 조언을 해주려고 한다. 체격에 따라 장타자 스타일, 교타자 스타일이 있고, 또 각자 스윙 스타일이 다 다르지 않나. 그런 부분을 처음에 잘 캐치해서 맞춤형 조언을 해주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허 코치는 삼성 2군 시절을 떠올리면서 학생선수들에게 지명은 끝이 아닌 또 다른 힘겨운 시작이란 점을 강조한다.
"프로에 가는 게 끝이 아니다. 거기서 또 다시 치열한 무한 경쟁이 시작된다. 나도 오랜 기간 백업 생활을 하고 2군에도 계속 있었지만, 정말 멘탈 관리가 쉽지 않다. 그런 부분에서 내 경험을 토대로 정신적인 조언도 건네주고 싶다. 나는 내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을 못 보여줬다. 하지만, 내 제자들은 지명 순번을 뒤집는 활약을 할 수 있도록 꼭 돕겠다." 야구와 다시 만나 설레는 허승민 코치의 굳센 각오다.
Begin sports 트레이닝 센터를 이끄는 이재영 코치(사진 가장 오른쪽)와 트레이닝 재활 전문 코치진(사진=스포츠춘추)